Page 30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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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무상정각이라는 궁극의 깨달음조차도 실체가 없는 공空임을 알아 그에
대한 집착까지 마저 내려놓는 실천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무상정각을 성취해야 계율의 실천이 가능하다
성철스님은 과정과 결과를 통일적 관계로 보는 이러한 원융한 관점을 유
지하면서도 모든 질문을 지금의 과정적 실천이 궁극의 완성도를 갖추었는
지를 묻는 일에 집중한다. 계정혜에 대한 설법이 그렇다. 우리는 보통 무
상정각의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으로 계정혜를 실천해야 한다
고 말한다. 그 첫 항목은 계율의 실
천이다. 기본적으로 계율은 우리의
습관화된 행위[身]와 언설[口]과 생
각[意]에 대한 의식적 통제를 내용
으로 한다.
그런데 성철스님은 무상정각을
성취해야 진정한 계율의 실천이 가
능하다고 말한다. 무상정각의 성취
로 백 가지 천 가지의 모든 행위와
언설과 생각이 저절로 청정하게 될
때 진정한 계율의 실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존재
가 계율 그 자체가 되어야 가능한
사진 2. 공자孔子. 일이다. 그래서 이것을 법신을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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