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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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다. 이로 인해 ‘깨달음→새로운 발심→새로운 수행→새로운 깨달
음 … → 영원한 깨달음’의 순환적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이 과정에서 매
순간 기왕의 성취를 내려놓고 새롭게 발심하고 새롭게 수행하는 일이 일
어난다. 앞의 성취를 내려놓는다는 점에서 이 수행은 계승과 발전이 아니
라 단절과 초월의 방식을 취하게 된다.
어제의 오류와 오늘의 옳음
일찍이 도연명은 「돌아감의 노래[歸去來辭]」에서 “오늘이 옳고 어제가 틀
렸음을 깨달았다[覺今是而昨非]”고 고백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수행, 혹은
깨달음이란 매일
마다 어제의 오류
를 깨달아 오늘의
옳음에 도달하는
일이 아닐까 싶
다. 그러므로 수
행이 익어가고 전
에 없던 경계를
체험할 때 수행자
는 정직한 성찰과
자기 검증을 행해
야 한다. “나는 지
금 불성을 보고
있는가? 보고 있 사진 3. 도연명陶淵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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