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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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의 명당고사明堂告祀, 비석을 세울 때 지내는 입비고사立碑告祀, 문과에
급제하여 붉은 교지를 받았을 경우 집에 돌아와 조상의 사당에서 지내는
홍패고사紅牌告祀, 무과에 급제하여 백색 교지를 받은 이가 지내는 백패고
사白牌告祀, 배를 새로 지었거나 출어 전에 뱃길의 무사와 풍어를 기원하여
지내는 배고사 등 상황에 따라 여러 이름이 붙여지기도 한다.
고유제告由祭란 국가나 가정에서 큰일이 있어서 종묘나 사당에 아뢰는
차례를 이르는데, 예전에는 가정에서 국가고시에 합격하거나 자손이 결혼
을 하게 되면 사당에 고유告由를 하였다. 이처럼 고유는 고사와 유사한 뜻
을 가지나 그 차림이 비교적 간소화한 것을 말한다.
오늘날 고사가 막걸리를 헌작하는 것으로 변질되면서, 고유차례告由茶禮
역시 차를 올리는 것으로 구분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차를 우려 마시는 방법이 차법茶法이다. 이것은 녹차문화권인 우리나라
와 중국 일본이 다를 수 없다. 그러나 차례법茶禮法은 그 나라의 문화가 포
함된 차를 마실 때의 예의범절, 즉 차를 행하는 예의다. 차실에서 차를 마
실 때나 일반 가정에서 손님에게 차를 대접할 때 혹은 어떤 의식에 차를 사
용할 때는 그에 걸맞는 예의가 필요한데, 이때에 행해지는 모든 범절은 하
늘에 제사지내는 것과 같이 지극한 마음으로 행하여졌다. 즉 차로 지극한
예를 행하는 것이 차례茶禮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궁중
의 여러 의식이 있을 때 차례가 행해졌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제례祭
禮에서도 차를 올리는 일(차례)이 행해졌다. 즉, 제례의식 때는 다른 음식과
함께 차와 다식도 올렸다. 제례가 곧 차례였던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글에서는 차를 올림으로써 고유의 의식을 봉행하는
고유차례告由茶禮의 실례를 소개해 드릴까 한다. 지난 2004년 필자가 봉직
하고 있던 국립 상주대학교 제2공학관 앞뜰에서 이 건물 낙성 고유차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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