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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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철 저녁 무렵
에 여기에 앉아 보면 시야
가 일망무제로 탁 트여 눈
이 시원하고, 진짜 시원
한 바람까지 불어와 어두
워져도 내려가는 것을 잊
게 된다. 우리나라 사찰
중에 석탑과 석불이 이렇
게 밀집되어 조성된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모양이
나 배치도 각양각색이다.
무슨 일로 이런 일이 벌어
졌을까? 부처님의 진리를
사진 8. 봉발형 다층석탑.
터득하려고? 아니면 구세
주인 미륵이 지상에 내려와 구원해 주기를 발원하여? 아니면 각자 성불한
자기 얼굴을 새겨 진짜 성불成佛하기를 기원해서?… (사진 9).
그런데 미륵불의 하생과 구원, 도솔천에의 왕생 등과 같은 미륵신앙이
불교의 진리일까? 미륵신앙의 사고는 인도에서 출현하여 중국, 티베트, 한
국, 일본 등에 널리 퍼져 유행하기도 했다. 메시아주의의 사고틀을 가지는
한 이런 신앙은 종교는 달라도 다양한 모습으로 있었을 수 있다. 화를 피
하고 복을 구하는 ‘믿음’의 도그마 체계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러한 메시
아주의의 프레임이 있어야 종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힘든 세상이라고 하더라도 구세주가 나타나 살아 있는 동안 우
리를 구하고 더 나아가 천상의 이상세계에 태어나게 해주는 은총을 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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