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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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조각을 위한 도구들. 사진 3. 조각하는 장인의 손길.
어온 이후 사찰 건축과 불상 조각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현재 문화재로 지
정, 관리되고 있을 정도로 불교목조각 작품들이 많다. 한평생 베어진 나무
에 불교의 정서를 담아 새 생명을 불어넣는 데 매진하고 있는 강원도 무형
문화재 제29호 고윤학 불교목조각장을 만나보았다(사진 4).
충남 태안이 고향인 고윤학 장인은 이미 태어났을 때부터 나무와는 뗄
수 없는 숙명적인 관계였다. 목수였던 아버지 덕분에 나무 만지는 일은 자
연스러웠고 일상이었다. 그는 6남매 중 나무 다루고 다듬는 일에 월등한
손재주를 타고 났다. 심부름처럼, 놀이처럼 시작했던 나무 작업은 어느덧
그의 생업이 되었고 평생이 되었다.
“학교에 다녀오면 아버지가 연장 손질을 하라고 했어요. 다른 형제
들이 하면 마음에 드시지 않은지 별말씀이 없으신데, 저만큼은 칭
찬을 유독 많이 해주셨죠. 담배도 곰방대에 피우던 시절이라 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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