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고경 - 2022년 11월호 Vol.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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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절로부터 ‘조사선’과 ‘여래선’의 구별이 나타남을 볼 수 있다. 이는
중국선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 이후 보다 상세히 분별하기로 하겠지
만, 이로부터 위앙종에서 조사선의 개념이 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지한의 깨달음을 인가받았음을 알 수 있다.
여러 전기에서 지한의 입적과 관련된 기사는 보이지 않고 다만 게송이
2백여 편이 있는데, 인연을 따르고 근기에 대응하며 성율聲律에 구애받지
않아 제방에 널리 성행했음과 ‘습등대사襲燈大師’의 시호를 받았다는 기록
만이 보인다. 13)
위앙종은 바로 위산영우와 앙산혜적, 그리고 향엄지한 등 세 선사의 활
동으로 널리 성행했다. 따라서 이를 이어서 미처 분별하지 못한 조사선과
여래선의 구별, 그리고 위앙종의 종풍 등의 선사상을 보다 명확하게 고찰
하고자 한다.
13) [宋]道原纂, 『景德傳燈錄』卷9(大正藏51, 284c), “有偈頌二百餘篇, 隨緣對機不拘聲律, 諸方盛行.
後諡襲燈大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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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국보 제84호, 백제시대,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소재.
충남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 계곡의 층암절벽에 조성된 거대한 여래입상으로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
에는 반가사유상이 조각되어 있다. 높이는 본존여래상이 2.8m, 보살입상이 1.7m, 반가상이 1.66m이다.
여래입상은 얼굴 윤곽이 둥글고 풍만하여 백제 불상 특유의 자비로운 인상을 보여준다. 보살입상은 얼굴
에 본존과 같이 살이 올라 있고, 눈과 입을 통하여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다. 반가상 역시 만면에 미소를
띤 둥근 얼굴로 두 팔은 손상을 입었지만 세련된 조각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본존불의 당당한 체구와 둥근 감이 감도는 윤곽선, 보살상의 세련된 조형 감각,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쾌활한 인상 등에서 6세기 말이나 7세기 초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온화한 미소가 돋보여 백제의 미소
로 불린다. (2022년 9월 20일 현봉 박우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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