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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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한 번 울리면, 반목과 갈등은 자취 없이 사라지고, 깨끗한 본모습을
          도로 찾아 서로서로 얼싸안고 부모형제가 됩니다.
           이 신비한 종소리를 들으소서.

           나무장승 노래하고 돌사람 달음질합니다. 넓은 우주의 모든 존재들이

          이 종소리에 흥겨워서 즐겁게 뛰노니, 천당과 극락은 부끄러운 이름입
          니다.
           이 거룩한 종소리를 듣지 못함은 갖가지 욕심들이 두 귀를 막고 있기 때

          문입니다. 일시적인 갖가지 욕심을 버리고 이 영원한 종소리를 들으소서.

           광대무변한 우주 속의 우리 지구는 극히 미소하여, 먼 곳에서는 보이지
          도 않습니다. 여기에서 모든 성현, 재사, 영웅, 호걸들이 서로 뽐내니, 참
          으로 우스운 일입니다. 진시황의 6국 통일, 알렉산더, 나폴레옹의 세계정

          벌 등은 거품 위의 거품이라 허황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기 욕심에 사로잡혀 분별없이 날뛰는 이들이여! 허망한 꿈속의 부질
          없는 욕심을 버리고 이 영원한 종소리를 들으소서.
           맑은 하늘 둥근 달빛 속에 쌍쌍이 날아가는 기러기소리 우리를 축복하

          니, 평화와 자유의 메아리 우주에 넘쳐흐릅니다.

                                                   - 1987년 1월 1일, 신년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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