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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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도 천태의 견성론을 화엄의 그것보다 높이 평가한다.
“태교의 초주견성初住見性이 불조정전은 아니나 태교의 삼혹三惑인
견사見思, 진사塵沙, 무명無明 중에서 견사와 진사의 양혹兩惑을 단
제斷除하고 일품무명一品無明을 분파分破한 분증무생分證無生을 내용
으로 하였으니, 견사도 미탈未脫한 초신初信의 해오解悟로써 견성이
라고 주장함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여기에서 태교는 천태이고 ‘견사도 미
탈한 초신의 해오를 견성이라고 주장’하
는 쪽은 화엄이다. 어쨌든 천태와 화엄이
나 모두 초주에 견성한 뒤 본격적인 깨달
음의 길을 걷는다는 약도를 제시하고 있
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런데 해오이
거나 증오이거나 간에 그것이 견성이라
면 그 본질적 내용은 궁극의 깨달음과 동
일한 것이라야 한다. 그래서 “초발심의
시기에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한다.”는 규
정을 공유하는 것이다. 사진 2. 작은 석가로 추앙받는 천태대사.
성철스님의 전파원증론
선문의 견성이 부처님이 성취한 대원각과 동일하다고 보는 성철스님의
입장에서 이것은 수용하기 어려운 관점이다. 그래서 천태스님이나 이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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