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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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라다크를 방문하였다. 대충 10년 강
산 주기였기에 많은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초기에는 인도 서북부 카슈미
르주도 스리나가르(Srinagar)까지 올라
가서 해발 3,529m의 조지 라(Zoji-la)를
넘어가야 했다. 하지만 요즘은 인도북
부 히마찰푸라데쉬(H.P)의 휴양지 마날
리(Manali)를 경유하여 라다크의 주도
사진 3. 고산병 귀신을 쫓는 주문 “키키 소
레(Leh)로 입성하는 길이 포장되었다. 소 라소르~.”
또한 로탕라(Rothang-la) 터널도 뚫려서
이전보다는 많이 빨라지고 쉬어졌다. 그러나 ‘라다크’라는 어원이 ‘고개 길
의 땅’임을 증명하듯이 지구촌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로 높은 해발 5,000m
급의 고개 3개를 넘어야 갈 수 있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나 같
은 순례자도 그곳에 이르기가 힘든 것은 역시 마찬가지다.
힘들게 고갯마루에 올라왔다 하더라도 산꼭대기에는 또 다른 복병이 기다
리고 있게 마련이다. 이름하여 ‘바람의 말들(Lungta: 風馬旗)’인데, 이것들이 몰
려와 하계 중생들로 하여금 어지러워서 걸음조차 떼 놓기가 어렵게 만들고,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게 만든다. 이른바 고산병이다. 그래서 원주민들도 고
개 마루턱에 오르면 고산병 귀신을 물리치려고 “키키 소소 라걀로~”라고 소
리를 지르며 ‘짬빠 가루’나 작은 오색 색종이를 하늘을 향해 뿌려댄다.
골짜기마다 산재한 유서 깊은 대사원들
혹자는 “그렇게 험하고 어려운 곳을 왜 힘들게 방문하느냐?”라고 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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