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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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의 참뜻
불가에서는 밥 먹는 일을 공양供養이라고 표현합니다. 사찰에서의 관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좀 의아하기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공양이라고
하면 불보살님께 올리는 향, 꽃, 차, 과일, 쌀 등을 먼저 떠올릴 수 있기 때문
이지요. 그런데 불가에서는 밥 먹는 행위도 ‘공양한다’라고 표현합니다.
공양의 참뜻을 생각할 때 사찰음식이란 표현은 그렇게 가벼운 뜻으로 해
석할 수 없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먹는 일은 우리 육신을 살리는 일입니다.
먹는 일이 바르지 않으면 몸이 바를 수 없고, 그 몸에서 비롯된 행동이 바
를 수 없는 건 당연한 이치겠지요.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간단한 이
치를 깨달을 수 있도록 우리는 과연 잘 먹고 있는지 깊이 성찰하며 살아야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비, 바람, 햇살, 그리
고 꽃과 나무를 예사롭
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
다. 자연의 모든 것들이
우리가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이
어간다는 것은 본질적으
로는 자신을 먹는 일일
지도 모릅니다. 아주 작
사진 3. 호두부럼. 은 생명에서부터 사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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