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1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P. 111

사진 4. 감태복쌈.

             이르기까지 생사의 실상은 바로 음식입니다. 부처님과 조사들께서는 ‘생명

             이 곧 부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우리가 선택해서 먹는 음

             식이 부처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합니다. 생명의 실상을 알았다면 내
             안의 부처를 죽이지 말자는 다짐과 함께 ‘공양’의 참뜻을 전하면서 2월의
             사찰음식을 다정다감하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약식, 무병과 건강을 기원하는 음식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신라 소지왕 때의 일입니다. 소지왕은 정월 대보름

             에 천천정天泉亭  행차를 하기 위해 신하와 함께 길을 나섭니다. 산길을 가

             던 중 소지왕의 주변으로 갑자기 들쥐와 까마귀가 나타나더니 시끄럽게 울
             기 시작합니다. 들쥐는 까마귀를 따라가라는 신호를 하더니 사라졌고, 소
             지왕과 신하는 정신없이 까마귀를 따라갔고 서출지書出池에 도착합니다.

               연못에 도착한 소지왕 일행이 영문을 몰라 주변을 살피는데 갑자기 연



                                                                         109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