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고경 - 2023년 2월호 Vol.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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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간신문 사회면에 실려 세간에 알려지자 생각지도 못한 숫자의 조문
             객이 연일 해인사를 찾았습니다. 다비식 때는 연화대 주변이 사람으로 병
             풍을 두른 듯했고, 사리친견법회 때는 새벽부터 몰려드는 인파에 새끼로

             줄을 만들어서라도 신도들의 안전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시절 그때를 그렇게 무사히 보낼 수 있었던 것은 통도사 극
             락암 명정明正 스님의 당부 한마디에 힘입은 바가 매우 크지 않은가 싶습
             니다.

               1982년 7월 17일, 통도사 극락암에 주석하고 계셨던 경봉스님께서 “야

             반삼경夜半三更에 대문 빗장을 만져 보거라!”는 한 말씀을 남기고 열반에 드
             시니 세수 91세, 법납 75세였습니다. 소납은 성철 은사스님의 시자로서 큰
             스님께서 손수 쓰신 추도사를 들고 다비식에 참석했습니다. 극락암에서 운

             구가 시작되어 통도사 다비장까지 이르는 연도에는 문상객들이 밀물처럼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좌우에 늘어선 고목나무에는 스님의 떠남을 조금이
             라도 멀리까지 전송하며 그 모습을 눈에 담아 두려는 남자들이 가지를 부
             여잡고 올라가 엉겨 있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지금껏 여러 차

             례 큰스님 문상을 다녔지만 그렇게 많은 조문객이 모인 것은 그때까지 어

             느 다비식에서도 볼 수 없
             었던 광경이었습니다.
               그로부터 5~6년의 세월

             이 지나 조계사 대웅전 앞

             에서  경봉  큰스님의  맏상
             좌인  명정스님을  만나  반
             갑게  인사를  드리게  되었

             습니다.  명정스님께서  먼            사진 1. 성철스님 친필 「경봉스님 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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