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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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로에리치미술관 내부. 사진 5. 로에리치가 그린 본인 자화상.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던 것이다. 먼저 그의 무덤가로 내려갔다. 키 큰 히
말라야 소나무 아래 분홍색 목백일홍 사이로 아랫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그와 그의 사랑하는 부인 헬레나(Helena)도 같이 잠들
어 있다.
로에리치미술관
나는 먼저 그의 무덤과 부부의 동상에 참배를 하고 다시 기념관으로
올라왔다. 잘 가꾸어진 정원의 벤치에 앉아 아스라히 솟아 있는 히마찰
히말라야의 하얀 능선을 바라다보았다. 문득 로에리치가 하얀 수염을 휘
날리며 어디선가 나타날 것만 같았다. 그만큼 70여 년이란 ‘깔라짜크라
(Kalachakra)’, 즉 ‘시간의 수레바퀴’라는 시간적 공간은 우리에게 별 의미
가 없는 듯하였다.
마침 불어오는 시원한 솔바람에 정신을 차리고 현실세계로 돌아와 잘
가꾸어진 정원 속에 자리 잡은 소박한 목조 2층 전시실로 들어섰다.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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