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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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로에리치 부부의 저택이자 미술관 전경.


          열반한 해에 내가 태어나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젊어서부터 그에 대한

          어렴풋한 환상에 시달렸다.
           그는 여기 히말라야 서남부 기슭 나가르(Naggar) 마을에 정착하여 20
          년을 살면서 인상적인 작품들을 남겨 놓고 여기에 잠들어 있다.

           마날리와 나가르 마을 사이로 흐르는 베아스(Beas) 강 다리를 건너 끝

          없이 이어지는 붉은 사과가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린 과수원 사이로 난
          언덕길을 한참이나 오르니 정상에 아담한 기념관이 보였다.
           정말 오랫동안 벼르던 곳이 정작 내 눈앞에 나타났을 때의 감정은 남다

          를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나는 티베트 불교적인 관점에서 전통적인 ‘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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