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P. 38
을 지키며 그들만의 설날을 맞는다
면 그 감회는 과연 어떨까?
7세기 전후 당나라와 어깨를 겨
루던 막강한 투베吐蕃 제국이 분열
되면서 쇠약해진 티베트는 13세기
에는 원나라의 지배를 받았다. 근대
에 들어 다시 청나라의 간접 지배를
받았지만 그래도 주권국가의 정체
성은 고수하고 있었다.
특히 13대 달라이라마 둡텐걈초
(1875~1933) 통치 시기였던 청나라
사진 3. 1947년 발행된 티베트 여권.
말기에는 중국 각지에서 내란이 일
어나 나라가 쇠약해졌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티베트에 주둔하고 있
었던 청나라의 군대를 몰아냈다. 그리고는 세계만방에 외교사절단을 보
내 주권국가임을 알리기도 했다. 그 당시 티베트 정부가 발행하고 여러
나라의 입국비자 도장이 찍혀 있는 실제 여권의 실물이 그 사실을 증명
하고 있다. 3)
그러나 국공내전에서 승리하면서 그 여세를 몰아 1950년 인민해방군
이 다시 밀려들어오자 순순히 국토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 다음해
에는 이른바 ‘17개 조 평화협정’이라 불리는 조약을 맺음으로써 나라의
주권을 빼앗기고 중국에 예속되어 버렸다.
그러자 붉은 중국의 통치에 대한 티베트 민족의 저항과 분노는 산발적
3) 1947년 티베트 정부의 재무부장관 왕축데덴이 소지했던 여권으로 영국, 미국, 이탈리아, 스위스, 프
랑스의 입국허가 스탬프가 찍혀 있다.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