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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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인연이 무르익으면 이 아이들을 데려다가 한국에서 전시회를 열고 싶
은 꿈을 꾸고 있다.
티베트 난민들의 미래
중국화된 지 70년이 지난 티베트
본토의 상황은 어떨까? 물론 인정
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가 경험한
일제치하 36년간에 비하면 70년이
란 기간은 한 민족의 정체성을 오롯
이 지켜내기엔 너무 긴 세월이다.
필자가 라싸에 거주했던 1995년
의 경험으로는 한족들의 인해전술
은 가공할 정도였고, 나아가 티베
트 민족 중에서 특히 중국식 교육을
사진 9. 난민촌 내의 겔룩종파의 창춥체링 사원.
받고 자라난 ‘상류계급의 중국화’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더구나
2005년 개통된 이른바 ‘하늘열차’의 본격적 운행 이후로는 한족의 인구
유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6백만 티베트인의 2배를 넘는다고 알려
졌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올해 88세를 맞은 달라이라마 성하의 후계문제도 복잡다단하다. 그 향
배에 따라 성하만 해바라기처럼 바라보고 사는 수많은 난민들의 미래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성하께서는 제15대 달라이라마 후계는 없을 것이라
고 선언하셨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티베트의 종파적 속셈과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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