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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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완전한 깨달음이 열리게 될 것
이다. 그럴 때 우리에게는 모든 사
물의 표면과 이면, 정교함과 거침
에 이르기까지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고, 마음 전체와 그 큰 쓰임이 그
대로 완전한 밝음[明]에 이르게 된
다. 이를 일컬어 사물을 궁구함[格
사진 4. 미국의 작가이자 사상가 켄 윌버(Ken Wilber,
1949~).
物]이라 하고, 이를 일컬어 앎의 지
극함[致知]이라 한다.”
유학儒學을 ‘성학聖學’이라 하고, ‘성인聖人’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성聖’
이라는 글자에 귀이[耳] 자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성인이란 윤리적으로
완벽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남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
다시 말해 깨달음을 이룬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
다. 도가 사상가 장자莊子도 ‘오상아吾喪我(내가 나를 여윔)’, ‘좌망坐忘(앉아서 잊
어버림)’, ‘심재心齋(마음을 굶김)’ 등의 가르침을 통해 결국 우리의 의식이 변
하는 경지를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종교를 떠나서도 이런 깨달음의 경지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습
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정신과 의사이면서 심리학자 겸 문필가였던 리
차드 M. 벅Richard M. Bucke(1837~1902)은 동물들의 단순 의식이나 일반 사
람들의 자의식을 넘어서는 ‘우주의식(cosmic consciousnee)’의 경험을 강조하
고 있고, 통합심리학자 켄 윌버Ken Wilber(1949~)는 과거 주객을 분리하지
못하던 주객 미분의 의식에서 현재 우리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주객 분리
의 의식을 넘어 결국에는 ‘주객 초월의식(trans-subject/object consciousness)’
으로의 지향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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