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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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Streng, 1933~1993)이라는 분은 종교를 ‘궁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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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를 위한 수단’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저는
                                종교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 중 그래도 이것을

                                가장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 정의에서 제가 보

                                는 것은 변화를 위한 수단이라는 말에 결국은
                                ‘깨달음’이라는 뜻이 포함된 것이 아닌가 여겨
          사진 1.  종교학자 프레드릭 스
              트렝(Frederick  J.  Streng,   지기 때문입니다. 종교의 기본은 깨달음을 통해
              1933~1993)의 젊은 시절.
                                변화를 얻고 결국 자유롭게 되기 위한 수단이라

          는 것입니다.
           깨달음은 ‘눈을 뜨는 것’입니다. 좀 어려운 말로 하면 ‘의식의 변화,’ ‘사
          물을 더욱 깊이 그리고 넓게, 나아가 있는 그대로 봄’, ‘진리를 아는 것’을

          말합니다. 불교적 용어로 하면 실상實相, 진여眞如, 원성실성圓成實性을 꿰

          뚫어본다는 것입니다. 눈을 뜨면, 의식이 바뀌면, 진실을 알게 되면, 변화
          를 얻게 되고 종교의 궁극 목표인 자유함을 얻게 됩니다. 예수님이 “진리
          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8:32)고 한 것도 이런 경지를

          이야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좀 더 극명하게 밝히기 위해 비근한 예를 몇 가지 듭니다.
          첫째, 옛날에는 바다에 끝이 있다고 생각하고 항해를 하더라도 해안선만
          따라 돌았을 뿐 멀리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바다에 끝이 없다고 하는

          사실을 알게 되면 멀리까지 나갈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됩니다. 둘째, 어느

          동네 입구에 큰 구렁이가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먼 길로 돌아서 동네로 출
          입했습니다. 그러다가 용감한 청년들이 도끼를 들고 구렁이가 있다고 하


          1)  이분의 책 Emptiness: A Study in Religious Meaning은 『용수의 공사상 연구』 (시공사, 1999)로 번역되
           고, Understanding Religious Life은 『종교학 입문』(대한기독교서회, 1973)으로 번역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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