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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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앞마당에는 ‘창주도선국사刱主道詵國師’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석물
             이 서 있는데, 글씨는 일제식민지시기에 새겨진 것으로 본다. 2019년에 탁
             본을 통하여 ‘김생서金生書’, ‘원화3년元和三年’,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라

             는 글씨가 판독되어 이 석물의 건립 시기에 관한 문제가 다시 주목을 받았

             다. 석물에는 여러 행의 글씨가 새겨진 흔적이 있는데, 거의 보이지 않는
             글씨 위에 ‘창주도선국사刱主道詵國師’라는 큰 글씨를 깊이 파놓은 것이다(사
             진 3). 그러나 그 내용이 그렇더라도 김생이 이 글씨를 직접 쓴 것인지 아니

             면 후대에 그런 내용을 다른 사람이 써서 새겨놓았는지는 더 검토할 필요

             가 있어 보인다. 석물에 새겨진 글씨를 놓고 바로 확정함에는 이를 보강하
             는 다른 증거 자료들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동문선』에 수록된 도선국사에 얽힌 기록



               도선국사에 대해 더 살펴보면, 사실 도선국사에 대한 당대의 자료는 없
             다. 그가 실제 있었는지도 확실하지 않은데, 그에 관한 최초 기록은 그

             가 죽은 지 250여 년이 지난 고려시대에  최유청崔惟淸(1093~1174)이 지은

             「백계산옥룡사증시선각국사비명병서白鷄山玉龍寺贈諡先覺國師碑銘竝序」라
             는 글이다. 『동문선東文選』에 실려 있다. 여기에서 처음으로 도선국사의
             탄생, 풍수지리를 터득한 내력, 왕건 탄생과 고려 건국 예언 등의 내용

             이 나오고, 이것이 후대 조선시대에 와서 계속 내용이 가감되면서 여러

             책에 실리게 된다.
               그 내용도 부모가 누구인지 불확실하고, 어머니의 성도 강씨, 최씨, 온
             씨 등으로 어지럽게 나오고, 어머니가 구슬을 먹고 잉태했다거나 오이를

             먹고 잉태하였다고 하고, 태어난 뒤에는 내다버렸는데 비둘기, 학, 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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