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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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청암사 수도암 약광전.

          같은 새가 보살펴 키웠고, 중국에 들어가 풍수지리를 배워와 전국 산천을

          돌아다니며 비보사찰을 세웠다는 등의 이야기다. 건국설화나 위인들의 탄
          생설화와 같은 황당한 이야기다. 왕건과 연관된 이야기는 도참술사들이 왕
          권과 연결시켜 꾸며낸 것인지 왕건이 도선이야기를 끌어들여 권력을 정당화

          하는 수단으로 이용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그리고 문제의 『도선비기道詵祕

          記』라는 것도 출처를 알 수 없는 황당한 내용의 것이다. 도선이라는 이름도
          어쩌면 도참술사나 풍수쟁이들이 불교승려에 가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중
          국에서도 풍수 등이 당나라 때 불교에 스며들기도 했는데, 싯다르타가 풍수

          나 도참을 진리로 말한 바가 없는 것은 분명하다. 산도 없고 먼지 날리는 평

          원에 좌청룡左靑龍 우백호右白虎가 있을 여지는 아예 없었으리라.
           이 앞마당은 공간이 좁아 대웅전 당우들과 석탑과의 사이가 좁다. 그렇
          지만 이 앞마당에 서면 앞으로 탁 트인 공간으로 시야가 열려 가슴이 시원

          하다. 멀리 가야산 봉우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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