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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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간이 생겨난 후 지금까지 온갖 역사를 몸소 겪으면서 ‘행복하
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찾아 도달한 지점은 이렇게 되어 있다.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길은 ‘각자 자기가 원망願望(desire, want, need)하는 바를 자
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사는 것’이라는 결론이다. 자고 싶을 때 자고,
일하고 싶을 때 일 하고, 알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탐구하고, 자기 생각을
세상에 자유로이 표현하고, 침묵하고 싶을 때 침묵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싶으면 그렇게 하고, 신앙을 가지고 싶으면 가지고 싫으면 가지지 않고, 자
기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재산을 모아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나라
가 잘못하면 자유로이 비판하고, 더 나아가 죽고 싶으면 죽고, 살고 싶으
면 살고… 등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원망을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살 수 있
으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국가는 그 국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게 공동
체를 지키고(강병强兵), 모든 인간이 자기실현을 할 수 있게 부유해야 한다(
부국富國)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이를 부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자유를 위해 온갖 권력에 대하여 저항하고 투쟁한 인
류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이란 각자 ‘무엇을 하고 싶다[願望]’고 하는 존재이고, ‘무
엇을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욕망慾望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각자 자기의
욕망을 실현할 수 있으면 그 길이 자아실현이고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한 사람의 생각 끝에 설계된 것이 아니고, 인간이 수
천년을 살아오면서 온갖 고통과 재난과 전쟁과 국가의 폭압을 겪으면서 자
신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찾아낸 결과들이 축적된 결론
이다.
다만, 이렇게 살더라도 각기 생각이 다른 사람끼리 함께 살려면,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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