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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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를 들면서 정진했어요.
그때가 아마 고비였나 봐
요. 이후 이틀 동안 7일 마
칠 때까지 잘 견뎌냈어요.
음력 12월 8일 성도재일
새벽 3시에 큰법당에 올라
가서 예불을 모시고 나서
사진 6. 마주보며 참선(불교신문). 그 다음에는 자유시간입니
다. 하루 종일 잠자도 돼요. 젊은 스님들은 뒷방에 가서 저녁까지 코가 삐
뚫어지도록 자는데, 큰스님들은 보통의 일상과 똑같으신 겁니다. 다 같이
7일 안 자고 용맹정진을 했지만 큰스님들은 평소 때처럼 하루 네 번씩 8시
간을 정진하지요. 역시 저분들은 참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용맹정진 기간
이 끝나고 행자 둘이 다시 앉았을 때, 이전하고는 전혀 다르더라구요. 두
시간, 세 시간 앉아 좌선해도 끄떡없어요.
스승을 정하다
나는 스승을 정하지는 못했지만, 수계는 한 셈입니다. 한 달쯤 후 점심
공양하고 나서 뒷설거지 하고 있는데 가사 장삼 입고 큰방으로 오라는 전
갈을 주더라구요. 큰방 뒷문으로 들어갔더니 다른 스님들도 계시고요, 석
암스님이 어떤 노장님하고 얘기하다가 나를 보더니, “너, 이 노장님에게
삼배 올려라.” 하셨어요. 시키는 대로 오체투지 삼배를 했더니, “이 어른이
이제부터 너의 스승 되실 분이다.” 그렇게 은사 스님을 만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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