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9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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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앉아서 참선하는 자세로 계셔요. 2시간 째 꿇어앉아 있으니까 그런 지
옥이 없어요. 참 지금도 그때 끔찍스러운 생각이 나요. 9시에 잠자리에 들
라는 상경 종소리가 울렸어요.
그제서야 노장님이 천천히 몸을 흔드시더니 입을 떼시더라고요.
“스님이 되어 부처님 제자로 제대로 지내려면 제일 먼저 할 일이 있다.
독에 더러운 물건들을 집어넣었다가 새로운 물건을 넣으려면 더럽고 추한
것들 퍼내야 하지. 참회해야 한다. 내일 아침부터 예불 끝나고 108참회 절
을 해라. 세속에서 익혀 온 습을 없애는 일이 되느니라.”
이때부터 시작한 나의 108배는 78세까지 했어요. 어디를 가든지 새벽에
는 반드시 예불하고 능엄주하고 108배하고 참선합니다.
스승 없이 수계하다
후원에 행자들이 다섯 명이 있는데, 그럭저럭 스승이 정해졌어요. 작은
행자인 나는 아직 스승이 정해지지 않았어요. 노장님 몇 가운데 원경스님
이라고 계셨어요. “노장님, 상좌 하나 들이시죠.” 그랬더니 대뜸 “나 안 할
라요. 제일 못난이 상좌 하라니~.” 라고 하셨대요. 이렇게 원경스님이 대
놓고 안 할라요 하시니, 다시 권할 수도 없고 해서 그렇게 대중공사를 끝
냈다는구만요.
1953년 2월 28일 신도들이 미리 다섯 행자들을 위해 가사 장삼을 해오
고 발우까지 마련해서 법당에 갖다 놨어요. 네 사람은 각자 스승이 정해졌
고 법명도 받았습니다. 아, 다섯 번째인 내 순서가 되자 “그래 너는?” 하시
더라고요. 석암스님은 다 아시면서 그러시더라구요. 나는 “예, 스님, 저는
스님 못 정했습니다. 그래서 법명도 못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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