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23년 7월호 Vol.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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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부산 선암사 동안거 해제 기념 사진(1953). 뒷줄 오른쪽 두 번째 인환스님.
그 말을 들으시더니 법상에 앉아서 눈을 한 번 껌뻑 하시고는, “너는 ‘인
환’이라고 해라.” 이렇게 계를 받았어요. 아직 은사스님도 못 정하고 남이
계를 받는데 덤으로 계 받은 택이라. 석암스님 계신 데 쫓아가서 법명의 뜻
을 여쭈었어요. 그랬더니, 대강 이런 말씀이에요.
‘초발심시변성정각初發心時便成正覺’이라고, 발심이 중요한데, 그 기본이
뭐냐. 세속의 일들은 꿈과 같아서 생겼다, 없어졌다가, 허망하고도 무상한
것이야. ‘인환印幻’. 도장 ‘인印’ 자고, 변화할 ‘환幻’ 자, 꼭두각시 ‘환’이라고
그러지요. 이 세상은 ‘환’과 같다. 『금강경』에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이라고
그랬잖아요. 스님 노릇 제대로 하고 부처님 제자 노릇 바로 하게 된다 그
래서 ‘인환’이라고 했다는 말씀이셨어요.
성도절 7일 철야 가행정진 동참
절에 들어간 지 반년 쯤 된 음력 11월 말에 대중들을 모두 불렀어요.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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