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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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이어오는 고려공예의 전통목기 제작 기술은 1900년대 초부터 100
년 전통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작업장 마당에는 건물보다 높이 쌓여 있는
나무들이 때를 기다리며 건조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작업장 안에는 2차 건
조 중인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춘 목기들이 나란히 줄을 맞추어 수분을 증발시
키고 있다. 그리고 한쪽에는 초벌작업을 할 때 사용한다는 족답기가 눈에 들
어온다. 족답기의 오래된 연식에서 목기 제작의 역사가 느껴진다.
족답기 사용에서는 두 사람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아들 김용오씨는 아
버지 김인규 목기장과 짝을 이루어 작업을 했고, 아버지는 조부인 김갑진 선
생과 함께 손발을 맞추었었다. 집안일을 돕는 차원의 일이 자연스레 가업으
로 이어진 것이다. 원목 선별에서부터 자연건조, 기물 용도에 맞춘 재단, 자
연 건조하기, 재단 초벌 깎기, 건조 재벌 깎기, 눈 매우기, 초칠, 중칠, 상칠
등 나무에서 목기가 되는 전 과정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익혔다.
사진 5. 족답방식의 가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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