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3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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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5호 | 시詩와 선禪 선과 시 28 |  나는 어느덧 어디가 안 좋아도 안

                                             좋은 게 정상인 나이가 되었습니다.
                                             몸이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다는 말

                                             을 실감합니다. 이제부터는 살면서
             나는 차 달이며                        덮어두었던 삶의 어두운 면과도 대면

             평상에 앉았다네                        해야 하는 나이이고, 잘 알지 못하는
                                             세계로 한 걸음씩 들어가야 하는 나

                                             이입니다.
             서종택 시인


                                               삼복더위



                                               작년 여름이 힘들었기에 올해 여

                                             름은 더 힘들 것입니다. 연일 불볕더
                                             위가 이어집니다. 일 년 중 가장 지나
                                             기 어려운 관문은 삼복더위입니다.

                                             정신적 피로, 질병의 발생과 악화, 사

                                             망에 이르는 것이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무더
                                             운 삼복더위도 우리가 살아 있기에

                                             만날 수 있는 언덕이라고 생각하면
               서종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76
               년 시). 전 대구시인협회 회장. 대구대학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한없이 기뻐해
               교 사범대 겸임교수, 전 영신중학교 교
               장.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저서로 『보물        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찾기』(시와시학사, 2000), 『납작바위』(시      아침부터 덥습니다. 거실로 나와
               와반시사, 2012), 『글쓰기 노트』(집현전,
               2018) 등이 있다.                  에어컨부터 켭니다. 제습기도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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