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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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을 경유하는 고대 순례길


               8세기경 이 계곡길을 통과하여 티베트고원으로 입국한 순례자로는 먼

             저 빠드마삼바바(Padmasambhava, 蓮華生)를 꼽을 수 있다. 티베트 불교권에

             서는 빠드마삼바바가 샤캬모니 붓다보다 더 비중이 무거운 인물이다. 물
             론 실증적인 불교사적으로는 생몰연대와 행적이 다소 모호하긴 하지만 설
             역 고원에 인도 후기불교를 처음 전파한 인물이다. 현재도 현지인들에게

             대단한 추앙을 받으며 ‘구루 린포체’라고 불리고 있다.

               그러나 강력했던 토번 왕국이 분열되어 오랜 암흑기로 접어서면서 불교
             문화의 십자로 역할을 했던 무스탕 왕국도 오랫동안 역사의 뒤안길로 숨
             어버렸다. 근래에 들어와서도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한 인접국들의 금지 조

             치로 신비의 베일이 걷히지 않았다. 그러다가 요즈음 티베트를 합병한 중

             국과 네팔, 인도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제한적으로 풀렸다 잠겼다를 되풀
             이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이곳은
             지금껏 ‘금단의 왕국’이라는 호칭이

             떠나지 않고 있다. 그 여파로 까다

                             2)
             롭고 비싼 허가증 을 받아야만 순
             례 내지는 관광이 가능한 구역으로
             남아 있다.

               물론 이런 금단의 기간에도 목숨

             을 담보로 한 탐험가와 순례자들이                 사진 4.  칼리 간다키 강 유역에서 흔히 발견되는
                                                    고대 암모나이트 조개 화석. 태고적이라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1759년                  는 개념의 화두를 들기에 좋은 소재가
                                                    아닌가?


             2) 여행사를 통해 가이드를 대동한 조건으로 하는 비싼 허가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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