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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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 신세가 되어 있다. 하지
만 아직도 매력적인 자연
환경과 더불어 종교와 민
속, 문화 등의 독특한 정체
성을 지키고 있어서 오늘
날에도 오지 마니아들의
버킷리스트에서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필자가 갑자기 무스탕 행
을 마음먹은 계기는 얼마
전 보우드나트(Boudna
th S.) 대탑을 방문했을 때
사진 3. 보우드나트 대탑 순례길에 있는 가와구치 에카이의 거기서 일본의 유명한 순
기념물.
례승인 가와구치 에카이(河
口慧海, 1866∼1945)의 체취를 맡고 나서 갑작스레 역마살이 발동하여 이번
순례길을 떠날 마음을 굳혔다. 그래서 서둘러 여행사를 통해 허가증을 받
고 포카라를 떠나 무스탕 입구의 거점도시인 좀솜(Jomsom, 2,720m)으로 출
발하였다. 왜냐면 무스탕 일원은 겨울철에는 교통편이 끊어진다는 것을 알
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대설산을 사이에 두고 있는 무스탕 계곡은 티베트와 네팔과 인
도 사이에 위치한 협곡으로 외계적이고 인상적인 경치가 유명하다. 하
지만 내가 이번에 이곳을 방문하려는 이유는 그런 시각적인 경계를 즐
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 길에 남겨진 순례자들의 자취를 맡아 보고
자 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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