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P. 43

사진 12. 마르파 마을 입구의 티베트식 출입문.

             도령 다르질링으로 내려와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는 네팔과 티베트에 들어간 최초의 일본인으로 이후 티베트학의 개조

             가 되었다. 지금도 무스탕 입구의 큰 도시인 좀솜의 무스탕박물관에는 그

             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고, 마르파Marpha 마을에는 그가 머물렀던 우거
             가 보존되어 있다.
               이렇듯 그의 체취가 남아 있는 마르파 마을은 티베트식 전통의 돌담과

             돌집이 아름다울뿐더러 사과 산지로 유명하다. 아마도 높고 건조한 고산

             지대에서는 사과가 나오는 유일한 곳이어서 나는 며칠 틈이 나면 마르파
             에 와서 사과로 만든 특산품인 애플파이, 애플쥬스, 애플브랜디를 즐기면
             서 머릿속으로 그의 행로를 따라가 보기도 한다.

               필자가 1993년 라싸에 처음 들어가 티베트대학에서 1년간 머물며 티베

             트학을 연구했던 때도, 1995년 처음 카일라스 산을 순례할 때도 모든 것이
             그렇게 어렵고 힘들었는데 하물며 한 세기 전 상황은 어떠했었을까? 생각
             하면 한 구도자의 절절한 구도심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질 뿐이다. 그가 일

             본인이라면 어떻고 또 밀정 노릇을 좀 했으면 어떠리….



                                                                          41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