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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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정성스럽게 불공하고 스님들께 시주도 잘 하였다. 하루는 고우스님이
             그 보살님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보살님이 장사하시죠? 내가 장사 잘 하면서 도 닦는 법을 가르쳐

                  줄까요?”
                  “예, 스님, 도 닦으며 장사도 잘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좀 가르
                  쳐 주십시오.”

                  “식당에 오는 손님을 돈으로 보지 말고 ‘은인恩人’으로 보고 장사를

                  해 보세요. 왜 손님이 은인인지는 알고 해야 하니 알려드릴게요.
                  보살님이 식당 손님들이 주는 돈으로 가게 월세내고 직원 월급 주
                  고 남는 돈으로 아이들 학교 보내고 저축해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문화생활하며 절에 보시도 하니 손님이 은인이 아니고 무엇입니

                  까? 그러니 이제부터 가게에 오는 손님을 은인으로 보고 장사를 해
                  보세요.”
                  “아이고 스님, 그렇게까지 생각을 못했는데, 이제 스님 말씀을 듣

                  고 보니 바로 은인이네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장사를 하

                  겠습니다.”


               얼마 뒤에 각화사에 온 그 보살님은 고우스님을 찾아와서 “스님, 대박입

             니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직원이 열다섯 명으로 늘었습니다.” 하고 말했

             다. 이 식당은 얼마 지나지 않아 경북 북부 지방에 맛집으로 소문이 났고,
             사업이 크게 번창하였다.
               이처럼 고우스님은 늘 중도 정견과 화두 참선을 강조하였지만, 일반 불

             자들에게는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생활법문을 하였다. 이런 법문을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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