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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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동봉이라 법명을 받은 전재강 교수는 고
                                   우스님께 법문을 듣고 『선요』, 『서장』, 『금강
                                   경삼가해』를 번역하고 주석을 달아 ‘고우스

                                   님 감수’로 하여 운주사에서 책을 펴냈는데

                                   선어록으로는 드물게 몇 쇄씩 나가는 호응
                                   이 있었다. 특히 이전의 역주들이 법과 방
                                   편을 구분하지 못하고 선을 돈오점수로 보

                                   았는데, 고우스님과 전 교수는 이를 세밀하

                                   게 바로 잡았으니 안목 있는 이들에게 호평
          사진 3.  고우스님 감수, 전재강 교수
              역주 『선요』(운주사).
                                   을 받았다.
           이때 한 청년이 찾아와 출가의 뜻을 말하여 제자로 받으니 바로 맏상좌

          가 된 중산스님이었다. 스님은 그때까지도 상좌를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부처님 일불제자이면 되지 따로 당신의 제자를 두지 않으려 했는데, 철산
          스님이나 가까운 스님들의 강권으로 상좌를 받았다. 이후 중선과 중관스
          님까지 세 상좌를 받았다.




            태백산 암자의 빛나는 생활법문


           총무원에서 일하는 필자도 법문을 들으러 자주 서암에 갔다. 필자는 고

          우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참으로 희유한 법문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필

          자는 총무원 기획과장 소임을 맡고 있었으니 조계종 스님들을 두루 아는
          편이었는데 고우스님의 말씀은 너무나 지혜롭게 들렸다. 특히 ‘도 닦으며
          장사 잘하는 법’은 재가 생활인으로 너무나 놀랍고 감동적인 법문이었다.

           당시 각화사에 영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보살님이 불공하러 자주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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