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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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 열반하거나 선종하면 점차 잊혀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철스님이 사후에도 오랜 동안 대중들로부터 좋은 평가
를 받는 것은 생전에 큰 지도력과 영향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성철스님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평가는 언론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
고 그것을 칼럼이나 기사로 얼마나 많이 재생산하느냐도 변수가 될 수 있
다. <조선일보> 강천석 칼럼에서는 성직자의 가장 큰 덕목을 청빈으로 규
정하고 무욕, 솔선수범, 관용의 자세가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던 시절 성직
자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이 칼럼에서는 성철스님에 대해 “스님은 기우
고 기워 누더기가 된 두 벌 가사袈娑를 세상에 두고 떠났다. 성철스님 열
반涅槃 뒤 스님의 삶이 알려지면서 불교를 바라보는 세상의 눈길 자체가 달
라졌다.”고 평가했다.
<동아일보> 허문명 기자는 “미국에 9·11 테러가 날 때까지만 해도 우
리사회는 큰 어른이자 영적 지도자로 존경받는 김수환 추기경, 성철 큰스
님이 계셨다. 그러나 20여 년이 지난 오늘 어려울 때 기대고 슬플 때 위로
받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영적 지도자들이 안 보인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
이다.” 라고 지적한 바 있다. <조선일보> 김한수 종교전문기자는 “한국 종
교계는 리더십 교체라는 큰 물결을 건너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성철스
님 등 많은 성직자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거인의 시대는 갔다.”고 토로하
였다. 그리고 “거인이나 거성이 아니어도 좋다. 오히려 큰 별 몇 개 보다
작지만 아름다운 별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라고 했다.
사회 각 분야로 확산된 성철스님의 영향력
성철스님의 영향력은 사회 각 분야로 확산되었다. 대표적으로 문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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