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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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으로 태어날지 아니면 폐기될지가 결정
             된다고 한다.
               만들어진 목탁의 소리는 나무의

             재질, 목탁의 크기, 그리고 두드리

             는 정도에 따라서 모두 다르게 표
             현된다. 계절에 따라 여름소리 다르
             고 겨울소리가 다르다. 또 듣는 사람의
                                                      사진 10. 어형목탁.
             선호하는 소리 취향에 따라서도 어떤 이는

             맑은 소리가, 어떤 이는 묵직한 소리가 더 좋게 들리기도 한단다. 김덕주
             장인이 생각하는 목탁의 좋은 소리는 은은하면서 부드러워야 한다. 마음
             을 편안하게 하면서 깊고 묵직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여야 한다. 쨍쨍하면

             서 귀에 거슬리는 소리는 좋지 않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목탁이 소리가

             좋지 않으면 폐기하는 것이 그의 철칙이다. 김 장인이 생각하는 좋은 소리
             의 기준이 있겠지만 또 고객이 원하는 좋아하는 소리는 따로 있다고 한다.



                  “목탁소리는 지역에 따라 용도에 따라 사람에 따라 각자 원하는 소

                  리가 다른데, 전라도 지방은 대체적으로 맑고 청아한 음을 선호하
                  고, 서울 경기 지방은 굵고 넓게 퍼지는 부드러운 소리를 좋아합니
                  다. 세 번이고 네 번이고 마음에 맞는 소리를 찾아가는 것도 일종

                  의 과정이 아닌가 싶어요. 아무리 정성스럽게 만든 목탁이라도 소

                  리가 맞지 않으면 결국 모두 불에 태워 버리지요.”


               어렵게 마련한 나무를 정성스럽게 찌고 말리고, 형태를 갖추고, 세밀한

             작업을 거쳐도 마지막에 제 소리를 구현하지 못하면 불타는 아궁이 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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