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P. 81

는 나무 더미, 같은 나무에 났어도 목탁이 되지 못한 나무 더미 등 나무 본
             연에서부터 목탁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장마냥 각
             과정의 나무들이 과정별로 그룹을 이루고 있다.

               그 나무더미 사이에서 나무향이 잔뜩 배인 김덕주 장인이 환하게 웃으

             며 등장하는데, “나무가 많아 어수선하지요.” 하며 첫마디부터 나무 이야
             기로 시작한다. 우리가 사찰에서 가장 친근하게 들어온 목탁 소리, 그 목
             탁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목탁에 사용되는 나무로 좋은 것은 살구나무라고 한다. 연노랑빛 살구

             열매는 비타민과 유기산이 풍부하여 예로부터 중앙아시아 지역 장수촌의
             필수 식량으로 쓰였다는데, 나무는 단단하고 목탁으로 소리도 좋아 선호
             하지만 수가 줄어들어서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단단하고 고급스러운 대

             추나무 또한 목탁의 재료로 매우 좋지만 역시나 구하기 쉽지 않아 귀하다

             고 한다.
               예전에는 천연의 나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으나 수매가 좋은 농업 과
             실수를 심으면서 기존 목탁의 좋은 소재가 되었던 나무들은 아쉽게도 거

             의 사라지게 된 것이다. 어느 정도 나무 굵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략

             백년 이상 수령의 나무를 필요로 하지만 갈수록 고목들은 확장공사나 다
             른 이유로 빠르게 사라져 좋은 목재 구하는 데 애를 많이 태우게 된다고 한
             다. 막상 좋은 나무가 있다고 하여 찾아가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은데

             상태를 확인하면 속이 비어 있거나 썩어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살구나무가 좋은데 이제는 만나기가 어려워요. 살구나무와 가장
                  가까운 재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산벚나무죠. 하지만 산벚나무라

                  고 해서 다 같지는 않지요. 지역과 토질, 나무가 어떤 상황에서 성



                                                                          79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