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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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에 정신을 팔지 않고.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법신진언




               그런데 왜 하필 법신진언일까? 법신진언을 하면 업장이 소멸되고 소원
             이 성취된다기에 그런 것일까? 어느 진언치고 업장이 소멸되고 소원이 성
             취되지 않는다고 하는 진언은 하나도 없다. 업장이 소멸되고 소원이 성취

             된다는 것, 기도하는 사람은 일단 그런 것에는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

             되든 말든 그건 내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멸될 일이 있고 성
             취될 일이 있으면 관여하지 않아도 그렇게 될 것이다. 핵심은 소멸이 될 수
             있게, 성취가 될 수 있게 만들어 가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데 있다.

               내 안에 깃들어 있으면서도 제 역할을 100% 다하지 못하는 보물이 있다

             고 한다. 그 보물을 일컬어 법신法身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참나’라고 하
             기도 하고, ‘주인공’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 법신이 본래의 나이다.
               그런데 왜 ‘참나’인 법신이 100%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

             것은 오랜 세월 동안 누적되어 온 좋지 않은 습기習氣, 즉 욕심을 비롯한 갖

             가지 번뇌망상이 법신을 덮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좋지 않은 습기들
             을 제거해 나갈 수 있다면 법신은 온전한 모습으로 드러날 것이고, 제 역
             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모든 것과 조화를 이루면

             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법신을 회복하는 것이다. 장궤합장이라는 팽
             팽한 긴장 상태에서 내 안의 법신을 깨우기 위해 법신진언을 소리 높여 부
             르는 것, 그것도 치열하게, 이것이 ‘참회로써의 108배, 참나를 깨우는 법신

             진언, 간절한 서원의 능엄주’로 구성된 아비라기도의 특징이자 해야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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