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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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gyu)’라는 종파로 분류된다.
               부탄왕국은 바로 이 둑빠-까규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 그 근거를 꼽아
             보자면, 첫째, 국왕과 나란히 이원체제로 나랏일을 이끌어가는 국사國師격

                                4)
             인 제켐뽀(Je Khempo) 라는 직책을 이 종단에서 선출하기 때문이다. 그렇
             기에 이 종단의 비중은 어느 집단보다 막강하다.
               둘째, 부탄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 둑율(Druk-Yul)인데, 이는 ‘화룡火
             龍(Thunder Dragon)의 땅’이란 뜻으로 국왕의 호칭(Druk-Gyalpo)과 행정수

             반인 총리의 호칭(Desi Druk)에도 들어 있다. 역시 둑빠-까규의 영향력이

             니 말하자면 온통 ‘화룡의 나라’인 것이다.
               셋째, 부탄의 정부 청사를 쫑(Dzong)이라 부르는데, 마치 요새 같은 이
                                                                           5)
             건물을 둑빠 승려들과 행정부, 사법부 관리들이 나누어 사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당연히 이 건물 안에서나 밖에서나 둑빠 승려의 비중은 어떤 집

             단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 외에도 부탄은 한반도 5분의 1 크기에 불과하지만 무려 3천여 개의
             사원과 총인구 70여만 명 중 2만여 명이 승려라는 수치도 불교국가로서의

             위상을 반영하고 있다.


                깔라차크라에 의한 통치철학



               얼마 전 부탄왕국의 법원은 14세기의 다리 도사, 탕동겔뽀(Thangtong

             Gyalpo)가 만든 다리의 쇠사슬을 훔친 44세 남성에게 징역 3년이란 중형을



             4) 현재의 제켄뽀(트리구 지미 체드라)는 제40대로서, 제6대에 불과한 국왕보다 역사가 오래다.
             5)  이는 티베트의 수도 라싸의 뽀따라(Potala)궁전같이 ‘홍궁과 백궁’으로 나누어 나라를 다스리는 전형적인
               불교국가 체제를 답습하고 있다. 이는 종단이 중생들의 삶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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