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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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정림사 법당에 둥글게 둘러앉아 능엄주 합송을 하는 신도님들.
             들로부터 “이 공부는 무상無常함을 느끼지 못하면 하기 어려워.”라는 말을

             종종 듣곤 했습니다. 그 뒤로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을 3번이나 훌쩍 보낸

             지금, 이런 사람이 바로 상근기이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즉, ‘일찌감치 무
             상無常의 도리를 실감하여 부질없는 것에 마음이 좇아가지 않고, 진짜 중
             요한 게 무엇인지 꾸준히 찾아가는 사람’ 말입니다.

               수행의 공부는 ‘자기 필요’에 의해서 하는 겁니다. 부처님이 좋아서도 아

             니고, 가르침이 훌륭해서도 아닙니다. 지금의 나는 편안하지 않습니다. 이
             것저것에 끄달리고 동요하며 볶이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 자

             신을 바꾸어보려는 것입니다.(이것이 사성제四聖諦에서 고성제苦聖諦가 먼저 설해진
             이유일 것입니다.)

               나 자신을 바꾸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부처라는 큰 스승과 그 분
             의 가르침은 타는 목마름에 청량한 감로처럼 와 닿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위에 언급한 상근기는 바로 이런 사람일 것입니다. 갈증을 느껴 애타게 물

             을 찾고 있는 사람 즉, 머리를 잘 굴리는 사람이 아니라 방일하지 않고 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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