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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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쥐고, 몸을 떨쳐
             뛰어올라야  한다.  수
             결이나 진언이나 주먹

             은  전체성을  드러낸

             다.  한마음과  우주법
             계는 펼치면 많음(다섯
             손가락)이 되고 거두면

             하나(주먹)가  되는  관

             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근두운의
             구름은  72가지  변신

             술의  다양한  모양이           사진 3. 근두운을 타고 하늘을 나는 손오공(ChatGPT로 그린 상상도).

             본질적  하나와  둘이
             아님을 확인하는 현장이다. 손오공의 여정에서 이 두 변신술이 항상 짝이
             되어 활용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또 하나, 근두운이라는 이름에 주목할 필

             요가 있다. 그것은 뒤로 공중제비를 돌아서[觔斗] 타는 구름[雲]이다. 한사

             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살림이다. 명예와 이익, 행복과 진리가 앞
             에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부지런히 나아가도 길품이 줄지 않는다.
             항상 그만큼의 떨어진 앞에서 손짓하고 있는 것이 행복이고 진리이다.

               그런데 근두운은 뒤로 돌아보고, 뒤로 물러나서 오르는 구름이다. 행복,

             혹은 진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은 그것이 나의 밖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수행하여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중하고, 삼매를 성취하
             여, 깨달음의 신대륙을 발견하고, 그것을 소유하고자 한다. 끝없이 앞으로

             나아가 목적지에 도달하고자 한다. 그런데 손오공의 공중제비 근두운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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