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2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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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과 원리를 간파한 사람들은 이를 AI기반 정부 즉 알고크라시algocracy라
는 이름으로 과제를 파고들기 시작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그간에 우리가 치렀던 삶의 비용cost은 훨씬 줄어들고, 우
리는 각자 자신의 삶에 필요한 비용만 벌고 쓰면 된다. 무엇 때문에 쓸데
없는 일에 비용을 지불하느라고 인간이 불필요한 고생을 해야 하는가. 우
리에게 필요한 나라는 우리를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나라일 뿐
이다. 이런 원리와 사고는 사법부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국민이
수긍할 수 없는 재판을 보면서도 다른 방도를 찾지 못하여 종래와 같은 법
원이 유지되어 왔지만, 재판을 불완전한 인간에게 맡기는 것이 얼마나 불
완전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방식인가를 성찰해 보면, 이제 데이터를 기반
으로 한 AI에 의한 분쟁해결시스템으로 바뀌어 가는 것은 자연선택의 귀
결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것은 고정된 것이 없다. 있다고 하는 것도 상존常存하는 것이 아니
다. 세상의 변화는 누구가 고집한다고 하여 되는 것이 아니고 물이 흐르듯
바람이 불듯 그렇게 생긴다. 기존의 것에 집착하고 거기에서 자기 이익을
지키려고 하지 말라. 비록 자기의 기득권이 사라진다고 해도 제법무아諸法
無我이고 제법무상諸法無常이라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진리다. 개인이든
사회이든 이를 거부하는 것에서 바로 모순과 고苦가 생겨나는 것이다. 이
것이 붓다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닐까.
“이보게, 자네는 언제까지 세속 일에 연연하고 있는가!”
온갖 생각을 하며 화엄승가대학원의 언덕 아래를 걸어 나오는데 어두운
빈 산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내가 찾아 나선 소가 내는 소리 같았다. 빈 산
의 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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