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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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또는 친척들이 사업을 하면 관의 제재를 면하거나 약화시킬 수 있고, 세
             무조사도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하고, 기업이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국정
             감사든 조사든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가하여 기업으로부터 자기 이익을 챙길

             수도 있으니 여러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도 한다. 이처럼 보통 사람이

             면 꿈도 못 꿀 이런 특권을 차지할 수 있는 벼슬자리가 세상에 어디에 있는
             가라고 말해주며, 그래서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난리라는 것이다.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들이 세상에 통용되고 있는 것 같다.

               과연 국회의원이 그러한 자리일까?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은 근대 국가

             에서 대의제정부代議制政府(representative government)을 채택하면서 생겨
             난  제도이다.  고대부터  어떤  정부가  국민에게  가장  좋은  것인가(good

             government) 문제를 탐구한 결과 우리가 잘 알 듯이 플라톤Plato(428/427
             〜348/347 BCE)이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384〜322 BCE) 등의 국가론

             에 추출된 정부형태는 나라의 일을 1인의 군주가 결정하는 군주정君主政
             (monarchy), 다수의 현인들이 결정하는 현인정賢人政(aristocracy=epistocracy),
             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결정하는 민주정民主政(democracy)이라는 3가지

             형태의 정부였고, 각각의 장단점도 밝혀냈다.

               고대 이래 인간이 살아오면서, 군주가 폭군이면 독재가 생겨 국민이 불
             행해지고, 다수의 현인들이 자기들 이익을 챙기면 과두정치가 되어 역시
             국민이 불행해지고, 누구나 각자 자기 마음대로 나랏일을 결정하면 나라

             도 망하고 국민도 불행해진다는 사실을 엄청난 희생을 치루고 알았다. 중

             세를 청산하고 근대로 들어오면서 국민이 주인인 국민주권시대가 열리고
             이에 합당한 가장 좋은 정부는 현인정과 민주정을 결합한 대의제정부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래서 대의제정부에서 국민의 대표라는 자리도 생겼

             고, 이를 뽑는 선거제도도 만들어졌다. 국가정책이 특정 계급이나 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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