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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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들러 독서와 강학 등을 하곤 했는데,
                                       선생이 보던 은행나무는 지금도 고목으
                                       로 일주문 옆에 우람하게 서 있고, 묘소

                                       도 절 옆에 있다.

                                         이들이 살아간 길은 시대를 고뇌하고
                                       올바른 국가와 참된 인간 세상이 어떠한
                                       것인가를 궁구하고 실현시켜 보려고 한

                                       것이었다.

                                         석탑이  있는  언덕  위에서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 있다 보니 어느새 해가 저
          사진 9. 대산선생문집.                물어  어둑어둑해졌다.  한참이나  앉아

          있어 보았지만 어떤 깨달음을 얻은 것도 없었고, 세속의 일을 잊어버린 것

          도 아니었다. 오히려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을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벌
          써부터 싸우는 세속의 뉴스들만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정당마다
          후보 공천권을 놓고 패싸움을 벌이고 있고, 선거에 나서겠다는 사람들도

          기를 쓰고 달려든다. 도대체 국회의원이 무엇인데 이렇게 사생결단으로 달

          려드는 것일까.
           왜 국회의원을 하려고 난리인지를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모아보면 대체로 국회의원을 선거로 단번에 얻는 높은 벼슬

          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출세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만 되면 단번에 권력도 가지고 돈도 벌고 범
          법행위를 저질러도 붙잡혀가지 않는 자리라고 한다. 법원에도 영향력을 가
          하여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재판도 미루어 의원직도 상실하지 않을 수 있고,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도 하지 못하게 영향력을 가할 수 있고, 자신이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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