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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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 같았고 처
                                                         음 보는 절인데도
                                                         마치  우리집같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녁예불을  할
                                                         때 조막손을 모아
                                                         처음으로  부처님

                                                         께 절을 올리고 난

                                                         후  곧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공양주도 없고 노

                                                         스님이 직접 불을

                                                         지펴서 밥을 짓고
          사진 1. 정릉 삼정사 앞에 선 원소스님.
                                                         국을  끓이셨습니
          다. 흰쌀밥에 우거지 된장국, 고춧가루가 별로 들어가지 않은 멀건 김치와

          콩자반이 전부였는데 완전히 꿀맛이었습니다. 노스님께서는 5살 꼬마가

          약사암까지 와서 기특하다며 밥을 먹고 있는데 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뿌
          려 구운 김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약사암에 기도해서 얻은
          셋째 아들이니까 아버지께서 부처님께 신고식을 하신 듯합니다. 5살 때의

          금오산 약사암을 참배한 기억은 강력한 인상으로 남아 출가한 첫 번째 원

          인이 된 것 같습니다.
           고향집은 138평이나 되는 넓은 남향집으로 방을 나와 마루에 서면 구미
          시내에 빌딩이 서기 전인 중학교 다닐 때까지는 금오산 전경이 눈앞에 펼

          쳐졌습니다. 3~4살 때 기억은 어리니까 항상 동생과 누워 지내는 날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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