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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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위한 존재


               보살이 ‘남을 위한 존재’라고 하니

             독일 신학자로서 히틀러 암살 모의

             에  참가했다가  처형당한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  1906~
             1945)가 생각납니다. 본회퍼는 예수

             님의 가장 큰 특징을 ‘남을 위한 존

             재’로 규정했습니다. 최근에 타계한                사진 4.  고 길희승 교수(1943〜2023).
                                                     사진: 삼도학사.
             길희성 교수도 『보살 예수』라는 책을
             통해 보살 정신에 가장 가까운 분이 바로 예수님이라고 했습니다. 서울기

             독대학교 손원영 교수는 2018년 열린선원의 크리스마스 기념법회에서 예

             수님이 불교적으로 육바라밀을 실천한 보살님으로 볼 수 있다는 설법을 하
             여 이단 시비에 휘말린 일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보살정신을 훌륭하게 구현한 그리스도인 중 한 분은 마더 테

             레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더 테레사는 알바니아에서의 안락

             한 생활을 뒤로 하고 인도 콜카타 빈민들을 돕는 데 일생을 바쳐 노벨 평
             화상까지 받은 분입니다. 이분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이 있습니다. 이분이
             지금 천국에 있을까 혹은 지옥에 가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평소 그렇게 선한 일을 한 분이니 당연히 천국에 가 있어야 하리라 생

             각하기 쉬우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평소 고생당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동체대비同體大悲를 실천한 분으로 천국에 가는 것을 마다하고 지옥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해 지옥행을 자원했으리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농담 비슷한 말이기는 하지만 뼈있는 농담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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