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P. 82

법당  앞마당에  대형  괘불을
                                               내걸고 그 앞에 무대를 설치
                                               하여 거행하였는데, 이와 관

                                               련한 기록은 고려시대부터 확

                                               인된다. 고려 고종대에 활동
                                               했던 천태종의 진정국사 천책
                                               이 「수륙재소水陸齋疏」를 남기

                                               고 있다.



                                               처음에는  백련도량에서
                                               행하고 다음은 만연정사
         사진 1. 화순 만연사 괘불탱. 사진: 국가유산청.
                                               에서  행하였습니다.  세

              번이어야 완전히 갖추어지므로 익숙하게 준비하여 다시 조계산
              에서 설행하였습니다. 하나로 꿰뚫듯이 의식은 모두 불경을 따랐
              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펄펄 끓는 고통스런 지옥 중생, 물어

              뜯는 축생, 어두운 곳의 귀신들, 인간계와 천상계의 귀하고 천한

              이들, 네 발이나 여러 발 달린 중생, 형체 있거나 형체 없는 중생
              모두 적멸의 근원을 알고 함께 영원한 열반의 덕을 증득하게 하

              소서. - 『고려사』 선종 7년, 1090년 1월 26일.



           위 글을 통해 수륙재는 세 번에 걸쳐 진행되었고, 윤회하는 모든 중생의
          천도를 위해 설행하는 불공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수륙재의 방
          법과 절차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알기 어렵지만 경전에 의거하여 거행했다

          고 하였으므로 아마도 고려 선종대에 최사겸이 가져왔다고 하는 『수륙의



          80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