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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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앞에 앉았어요. 운허스님이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눈을 감고 앉아 계
          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옆에 있는 책을 내가 갖다가 앞에다 펴 드리고 또
          우리 책은 우리가 보고 새겼어요. 그때 『능엄경』을 배울 때인데, 『능엄경』

          을 새기니까 아무 말씀도 안 하고 앉았다가 “그 정화운동은 다 마쳤느냐?”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아직 끝 안 나는 거 보고 내려왔습니다.” 그러니
          까 아들을 가리켰어요. “왜 나한테 인사를 안 하고 갔느냐?” 소리도 하실
          수도 없고 그러니까 아무 말도 안 하셨어요. 우리는 계속 공부를 하게 됐

          어요.

           그러면서 말씀하시길, 수좌들 다 버려놓는다고 걱정을 크게 하셨어요.
          결과적으로 대처한 태고종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절을 차지해서 돈
          마음대로 쓸려고 정화운동을 벌였다고 하고, 운허스님께서 그 사람들 태

          고종, 지금의 조계사가 그때 태고사였거든요. “그 대처승들이 절대로 물러

          나지 않을 거고, 아들딸을 낳아서 제자를 계승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태
          고종이 없어지지 않으니까 태고종이 사라지기를 바라서도 안 된다는 겁니
          다. 운허스님이 말씀하시는 것 보면 항상 태고종 측 입장이라요. 그래서 우

          리는 정화운동 이야기를 스님 앞에서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운허스님

          도 안 하시고요. 그때 그런 적이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보면 수좌 편인 비구승 측이 좀 생활이 넉넉해졌는지는 몰
          라도 오히려 수행승이 많이 감소해졌어요. 한편에 또 열심히 수행 잘하는

          선객禪客들도 늘어났고요. 또 옛날에는 지식인이 선객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지식인들도 선객이 많이 되었어요. 자기가 수행한 바를 표현하는
          능력들이 좋아져서 책도 내고 해서 발전된 점이 있지만 또 퇴보한 점도 있
          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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