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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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좀 들어서 생각하
             니까 스님네가 그렇
             게  조사선祖師禪을

             쓴 것은 옛날 중국의

             조사스님들처럼  한
             마디로  탁!  때리면
             그  즉시  언하言下에

             깨닫고 하는 그런 사

             람이 나기를 바란 것           사진 6.  불법에 대처없다는 깃발을 들고 서울 시내를 행진하는 스
                                       님들.
             이었어요.
               그랬는데 우리의 근기라는 것은 큰스님들이 바라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

             이니 뚜드려 맞았죠. 뚜드려 맞는 정도가 아니라 죽어도 올바른 선지禪旨의

             대답이 안 나오는 겁니다. 내가 그때 봉암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요즘 혼자 앉아서 웃습니다. 비구스님도 많이 뚜드려 맞고 지금 종정스님
             법전스님도 많이 맞았습니다. 그렇게 했는데 언하에 깨닫는 사람이 있기

             를 바라고 그런 방법을 썼는데, 우리가 그 수준이 안돼 있었어요. 그래 헛

             방망이질한 겁니다.
               우리는 그 수준에 도달해 있지 않는데 뚜드려 맞기만 하면 아프거든요.
             그래서 보통 이야기하실 때 내가 성철 큰스님께 물었어요. “맞기만 하면

             옛날 스님들처럼 언하에 깨달음은 얻을지 모르지만 아프기만 한데 그때는

             어쩌면 좋겠습니까?” 그러니까 성철스님이 “달아나라, 도망가라!” 그래요.
             그래서 나는 ‘도망가는 수밖에 없다’ 하고는 그 뒤로 안 붙들리려고 도망다
             녔습니다. 그 밑에 보리밭에 숨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생각하면 우리가 그렇게 깨닫기를 바라고 그러셨구나 싶어서 내가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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