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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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8. 운문사 강사시절의 묘엄스님.



             요. 그랬는데 밤에 지관스님이 기차표를 사 가지고 우리 있는 보타암이라

             는 암자에 와서 말씀하시길, “향곡스님이랑 모두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
             다.” 그러니까 우리도 참여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지관스님한테 “서울로
             갈려면 책 보따리 싸 가지고 가라 하시더라.” 이러니까, 괜찮다고 그랬습

             니다.

               우리가 운허스님한테 인사도 못하고, 부산으로 내려가서 다시 서울행 기
             차를 타고 올라갔거든요. 그때 운허스님은 “일하는 사람은 몇몇이 일을 하는
             거지 새떼같이 몰린다고 그게 될 일이 아니야!” 그러면서 우리보고 “돈을 안

             만지던 사람이 돈을 만지면 돈이 붙어서 안 떨어지고, 청정수행을 하는 수

             좌들 다 버려놓을 것이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도 그것을 뒷전으로 하고 우리가 서울에 올라가서 정화운동에 동참
             하고 일주일 만에 내려왔거든요. 통도사로 다시 내려오니까 우리도 마음

             이 참 안됐더라고요. 스님 말씀도 안 듣고 달아났다가 다시 책을 가지고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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