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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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내 철가마로 굽는 기와는 같
은 규격을 맞추는 게 쉽지만 수
제로 만들어 장작에 굽는 기와
는 그렇지가 않아요. 공간마다
열이 다르게 가기 때문에 수축
률도 다르고, 색도 다르게 나오
지요. 게다가 현대식 기와보다
10배 정도 가격이 더 나가니 수
제기와가 밀려나기 마련이죠.
장작가마라서 색상도 조금씩
다 다르게 나오는데 색이 특이
한 것을 빼야 하는 경우도 있 사진 7. 서울 흥천사 작업 현장. 사진: 원춘호.
죠. 사실 붉은색, 은색, 갈색
다채로운 색의 기와가 이어져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전통 색
상이 나는데 거기까지 생각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좀 아쉬워요.”
현대 기술이 발전하면서 편리한 부분도 많겠지만 옛 전통이 가지는 고
즈넉한 아름다움이 잊혀지는 듯하여 씁쓸하다. 이근복 장인은 수많은 지
붕을 이어 왔지만 숭례문을 생각할 때 여러 감회를 느끼는 듯 눈빛이 깊어
진다.
“직접 지붕과 기와를 보수하고 수시로 들여다보던 숭례문이었지
요. 황망한 일이었어요. 그때 화재진압이 끝나고도 발길이 떨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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