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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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해인사 – 성주 IC – 김천구미역까지의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은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오늘 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
니다.
그 옛날에는 백련암에서 가야호텔까지 가는 길도 제대로 나 있지 않았
는데 수륜교차로까지 33km에 이르는 산길이 뚫리면서 성주에서 해인사
로 오는 길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옛날에는 금릉군 금수면의 성주호를 반
바퀴 돌아 김천으로 넘어가는 2차선 국도 길로 다녔습니다. 그 후 고령군
에서 수륜면을 지나 성주IC까지 4차선 지방도로가 나기까지는 참으로 오
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2차선으로 길을 내는가 했는데, 완성된
길을 보니 4차선으로 그때는 없던 김천 지역에서 창원시까지 4차선 고속
도로가 생김으로써 수륜면에서 성주 지역까지 천지개벽의 역사가 이루어
졌습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해인사 - 성주 IC – 김천구미 KTX역까지 4차선
도로를 달리노라면 “이렇게 오랜 시간, 이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 한적한
촌길을 4차선으로 만들어서 과연 얼마나 지역 발전에 효과가 있을까?” 하
는 생각에 늘 마음 한 켠이 울적하곤 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
여 팬데믹 사태로 인해 3년 여간 우리나라의 구석구석이 경기 침체에 빠져
들 때에는 서울 가느라 해인사에서 김천구미역까지 달리다 보면, 적막강
산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너무나 한산하여 마음 한구석이 텅 빈 듯이 힘
들었습니다.
오늘도 이 길을 달리면서 도로 건설의 과잉 투자에 대한 염려가 떠나질
않았습니다. 물론 자주 그 길을 오가는 저로서는 고맙고 고마운 길이지만
시간과 돈이 필요한 곳에 ‘고르게 잘 나누어 투자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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