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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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불상을 만들고 절을 세운 자이거나, 부처님의 사리를 받들어
탑 속에 모신 자이며, 향을 사른 자이거나 연등불을 켠 자이거나,
높은 곳에 비단 천을 매단 자이거나, 꽃을 뿌린 자이거나, 경을 읽
은 자들이며, 이 여러 비구니들도 모두 석가모니 부처님 때의 사람
들로서 계율을 지킨 자이거나, 지극히 수행한 자들이다. 이제 이
모임에 모인 여러 비구들이 (내가) 설하는 경을 들음으로써 모두들
용화수 밑에서 도를 얻으리라. 2)
미륵은 말법시대에 하생하여 석가모니 부처님 때에 불법을 접한 이들을
구하고, 그를 따르는 무리들과 함께 계족산으로 향하여 마하가섭을 친견
하였다. 마하가섭은 미륵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석가모니 부처님의
승가리를 전한다. 이때 어떤 이들은 마하가섭의 현신을 경험하고 깨달음
에 이르렀으며 이 또한 미륵의 설법이라 하였다(『고경』 제125호 참조).
선도산 서악동 마애불
신라 진평왕(재위 579~632) 때 경주 선도산 안흥사의 점찰법회가 개최되
었다(『고경』 제132호 참조). 이는 7세기 신라 승려와 수행자들의 말법시대 인
식의 일면이다. 비구니 지혜는 선도산에서 불전 수리를 위한 법회를 개최
하고 안흥사 불당에 53불 벽화를 그렸다. 기존의 연구자들은 선도산의 기
능을 신라 건국자 박혁거세의 생모가 선도산의 산신이라는 선도성모신앙
의 성지라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불교미술 관점에서 현재 선도산
2) T14/457/434b21, 435a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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